서울대는 내려가고 외대는 역대 최고 — 2027 수시 경쟁률, 그대로 믿으면 안 되는 이유

2027학년도 수시 최종 경쟁률 - 서울대 지원자 8% 감소, 한국외대 20% 증가, 전국 논술 48.07대 1 역대 최고

“서울대 수시 경쟁률 8.12 대 1 → 7.37 대 1.” 지난주 이런 제목이 여기저기 걸렸습니다. 연세대도 15.10에서 14.02로 내려갔습니다. 숫자만 보면 최상위권 인기가 식은 것처럼 읽힙니다.

그런데 같은 날 한국외대는 역대 최고 경쟁률을 찍었습니다. 중앙대와 서강대도 지원자가 10% 넘게 늘었습니다. 인기가 식었다면 여기도 같이 내려갔어야 합니다.

올해 수시 경쟁률은 그대로 읽으면 거의 다 틀립니다. 숫자가 움직인 이유가 ‘인기’가 아니라 제도와 모집인원이기 때문입니다. 어디가 어떻게 움직였고, 그 숫자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정리했습니다.

숫자부터 보겠습니다

2027학년도 수시 원서접수는 9월 7일부터 11일까지였습니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는 9일에 먼저 마감됐습니다.

대학2027 경쟁률2026 경쟁률지원자 증감
서울대7.37 : 18.12 : 1-8.0%
연세대14.02 : 115.10 : 1-8.3%
고려대20.46 : 120.35 : 1+1.6%
한국외대22.05 : 118.50 : 1+20.0%
중앙대32.74 : 129.02 : 1+14.3%
서강대32.46 : 128.78 : 1+12.8%
성균관대31.56 : 136.25 : 1-6.7%
SKY는 종로학원, 나머지는 베리타스알파 집계입니다. 집계 기관에 따라 모집인원 포함 범위가 달라 숫자가 미세하게 다를 수 있습니다.
2027학년도 수시 지원자 증감률 - 한국외대 20% 증가, 서울대 8% 감소, 연세대 8.3% 감소
같은 해에 한쪽은 20% 늘고 한쪽은 8% 줄었습니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세 곳의 지원자를 합치면 10만 3,014명으로, 작년보다 약 3,360명(3.2%) 줄었습니다.

왜 갈렸나 — ‘막차’ 심리

올해 고3이 치르는 2027학년도는 현행 입시 제도의 마지막 해입니다. 2028학년도부터는 완전히 다른 시험이 됩니다.

  • 수능: 국어·수학·사회·과학의 선택과목이 사라지고 통합형으로 바뀝니다. 탐구도 통합 출제라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가 없어집니다.
  • 내신: 9등급제가 5등급제로 바뀝니다. 절대평가와 상대평가를 함께 표기합니다.

수험생 입장에서 이게 무슨 뜻이냐면, 올해 떨어져서 재수하면 지금까지 준비한 것과 다른 시험을 봐야 한다는 겁니다. 상향 지원을 걸었다가 실패했을 때 치러야 할 대가가 예년보다 훨씬 큽니다.

그래서 나온 게 안정 지원입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현행 입시제도 마지막 해라는 점에서 무리한 상향보다 안정 지원을 선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상위권 지원자가 서울대·연세대 대신 한 칸 아래를 골랐고, 그 한 칸 아래가 외대·중앙대·서강대였다는 얘기입니다.

의대 경쟁률이 떨어진 건 인기 하락이 아니다

의대 수시 경쟁률 25.28대1에서 20.95대1로 하락, 모집인원은 3016명에서 3508명으로 증가, 늘어난 492명 중 488명이 지역의사 선발전형 신설분
분모가 커지면 비율은 저절로 내려갑니다.

전국 39개 의대 수시 경쟁률은 25.28 대 1에서 20.95 대 1로 떨어졌습니다. 서울대 의대는 10.67에서 9.44로, 연세대 의대는 9.97에서 8.88로 내려갔습니다.

이걸 “의대 인기가 꺾였다”로 읽으면 곤란합니다. 실제로는 지원자가 1,681명 늘었습니다. 다만 뽑는 인원이 그보다 훨씬 크게 늘었습니다.

2027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은 3,016명에서 3,508명으로 492명 늘었습니다. 그런데 이 492명의 정체가 중요합니다. 488명이 올해 신설된 지역의사 선발전형입니다. 일반전형은 오히려 27명 줄었습니다.

즉 문이 넓어진 게 아니라, 지역에 남을 의사를 뽑는 새 문이 따로 생긴 것입니다. 비수도권 의대는 10명 중 7명(69.4%)을 지역 학생으로 뽑습니다.

흥미로운 건 첫 선발인 지역의사전형 경쟁률이 11.08 대 1로, 의무복무 조건이 없는 지역인재전형(10.52 대 1)보다 높았다는 점입니다. 졸업 후 10년 지역 근무라는 조건에도 지원이 몰렸습니다.

이 신설 전형이 최상위권 이과 학생들의 선택지를 넓혔고, 그만큼 서울대·연세대 자연계열 지원자가 분산됐다는 게 입시업계의 공통된 해석입니다.

논술만 거꾸로 갔다

전체가 안정 지원으로 기우는 동안 논술전형만 정반대로 움직였습니다. 전국 44개교 논술 경쟁률은 48.07 대 1로 역대 최고입니다. 모집인원은 61명 줄었는데 지원자가 5만 7,630명(10.4%) 늘었습니다.

전형20272026
학생부교과6.68 : 18.12 : 1
학생부종합13.36 : 113.55 : 1
논술82.00 : 175.00 : 1
서울 주요 11개 대학 기준 · 자료: 진학사

이유는 N수생입니다. 올해 졸업생·검정고시 지원자는 19만 6,473명으로 23년 만의 최대치입니다. 작년보다 1만 4,196명 늘었습니다. 이들도 같은 계산을 했습니다. 개편 전 마지막 통합형 수능이니 지금 끝내야 한다는 겁니다.

논술은 내신 부담이 적고 시험 성적으로 당락이 갈립니다. 수능에 강한 N수생이 몰리기 좋은 구조입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재학생 감소로 교과·학종은 주춤한 반면 N수생 유입으로 논술 경쟁은 치열해졌다”고 짚었습니다.

학과별로는 숫자가 아찔합니다. 경희대 한의예과(인문) 622 대 1, 성균관대 의예과 논술 524.6 대 1, 서강대 SK반도체공학과 297.67 대 1입니다.

경쟁률을 읽는 세 가지 원칙

올해 숫자가 잘 보여 주듯, 경쟁률은 그 자체로 합격 난이도를 뜻하지 않습니다. 세 가지만 같이 보면 오독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 모집인원 변화를 먼저 확인하세요. 경쟁률은 지원자 ÷ 모집인원입니다. 의대처럼 분모가 커지면 지원자가 늘어도 비율은 떨어집니다. 반대로 모집을 줄인 학과는 지원자가 그대로여도 경쟁률이 튑니다.
  • 전형별로 쪼개 보세요. 같은 대학 안에서도 교과는 내려가고 논술은 올라갑니다. 학교 전체 평균 경쟁률은 내가 지원한 전형과 거의 상관이 없습니다.
  • 높은 경쟁률에 허수가 섞여 있습니다. 논술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못 맞추면 시험장에 가도 소용이 없고, 실제 응시율도 100%가 아닙니다. 600 대 1이라는 숫자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덧붙이면, 경쟁률이 낮은 곳이 합격하기 쉬운 곳도 아닙니다. 서울대 경쟁률이 7.37 대 1인 건 지원 자격을 스스로 거르는 사람이 많아서이지 문턱이 낮아서가 아닙니다.

남은 일정

일정날짜
수능2026년 11월 19일(목)
수능 성적통지2026년 12월 11일(금)
수시 합격자 발표2026년 12월 18일(금)까지
수시 등록2026년 12월 21~23일
정시 원서접수2027년 1월 4~7일

수시 전형은 이미 9월 12일부터 진행 중입니다. 지금 시점에서 경쟁률을 들여다보는 건 마음만 복잡해질 뿐 지원 결과를 바꾸지 못합니다. 남은 변수는 수능 최저학력기준과 대학별 고사뿐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경쟁률이 작년보다 낮으면 합격 가능성이 올라간 건가요?

모집인원이 그대로인데 지원자만 줄었다면 유리한 신호가 맞습니다. 하지만 모집인원이 늘어서 비율이 내려간 경우라면 실제 난이도는 그대로일 수 있습니다. 반드시 두 숫자를 같이 봐야 합니다.

Q. 2028학년도부터 정확히 뭐가 바뀌나요?

수능에서 국어·수학·사회·과학의 선택과목이 없어지고 통합형으로 출제됩니다. 시안에 있던 심화수학(미적분Ⅱ·기하)은 최종안에서 빠졌습니다. 내신은 9등급에서 5등급으로 바뀌며 절대평가와 상대평가를 함께 표기합니다. 지금 고2가 첫 대상입니다.

Q. 지역의사 선발전형은 일반전형과 뭐가 다른가요?

올해 신설된 전형으로 488명을 뽑습니다. 졸업 후 일정 기간 해당 지역에서 근무하는 조건이 붙습니다. 첫해 경쟁률은 11.08 대 1이었습니다.

Q. 수시 비중이 계속 느는 추세인가요?

2027학년도 전체 모집 34만 5,717명 중 수시가 27만 7,583명으로 80.3%입니다. 통합수능이 도입된 2022학년도(75.7%) 이후 처음으로 80%를 넘었습니다.

마무리

올해 경쟁률 기사에서 진짜 읽어야 할 건 “어디가 떨어졌다”가 아니라 수험생들이 왜 몸을 사렸는가입니다. 제도가 바뀌기 직전 해라 재수의 대가가 커졌고, 그래서 상향 대신 안정을 골랐습니다. 최상위권이 빠진 자리를 중상위권이 메웠고, 그 틈을 N수생이 논술로 파고들었습니다.

숫자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습니다. 남은 두 달은 수능 최저와 대학별 고사에 쓰는 게 낫습니다.

올해 수시 지원하신 분이나 학부모님 계신가요? 어느 전형으로 넣으셨는지 댓글로 나눠 주시면 서로 참고가 되겠습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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