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상여금 못 받았다면 이것부터 — 그리고 받은 사람이 놓치는 통상임금

나무 책상 위에 놓인 크라프트 봉투와 만년필, 빈 종이 묶음

추석이 다음 주입니다. 올해 연휴는 9월 24일(목)부터 26일(토)까지이고, 대체공휴일은 없습니다. 추석 당일이 금요일이라 일요일과 겹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맘때면 나오는 기사가 “올해 추석 상여금 주는 회사 절반도 안 된다”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 뉴스를 보고 “우리 회사는 안 주네” 하고 넘기면 놓치는 게 있습니다.

2024년 12월 대법원 판결로 명절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될 수 있게 됐습니다. 상여금을 받는 분이라면, 상여금 그 자체보다 이쪽이 훨씬 큰 돈일 수 있습니다. 연장근로수당, 연차수당, 퇴직금이 전부 통상임금으로 계산되기 때문입니다.

올해 숫자부터

2026 추석 상여금 지급 기업 비율 - 경총 61.0퍼센트, 중소기업중앙회 45.1퍼센트, 청주산업단지 54.0퍼센트
같은 추석인데 조사마다 수치가 다릅니다.

9월 17일 발표된 조사가 두 건 있습니다.

  • 한국경영자총협회 — 전국 5인 이상 601개 기업 대상. 상여금 지급 기업 61.0%로 작년(63.0%)보다 2.0%p 줄었습니다. 300인 미만은 60.3%, 300인 이상은 66.7%입니다.
  • 중소기업중앙회 — 중소기업 1,000개사 대상. 지급 계획이 있는 곳은 45.1%. 나머지 54.9%는 미지급이거나 아직 정하지 못했습니다.

수치가 갈리는 이유는 표본입니다. 대기업이 섞인 경총 조사가 높고, 중소기업만 본 조사가 낮습니다. 어느 쪽이 맞다기보다 회사 규모에 따라 체감이 다르다고 읽는 게 정확합니다.

금액은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나옵니다. 정률로 주는 곳은 기본급의 37.7%, 정액으로 주는 곳은 1인당 66만 5,000원입니다.

못 주는 이유도 조사됐습니다. 작년에는 줬는데 올해 안 주기로 한 기업의 1순위 사유는 “지급 여력 악화”로 47.4%였습니다.

명절 상여금은 법적 의무가 아닙니다

먼저 분명히 해 두겠습니다. 근로기준법에 명절 상여금을 주라는 조항은 없습니다. 연장근로수당처럼 법이 정한 수당이 아니라, 회사가 줄지 말지 정하는 영역입니다.

다만 예외가 있습니다. 다음 중 하나에 해당하면 지급 의무가 생기고, 안 주면 임금체불입니다.

  • 취업규칙에 지급 대상·기준·금액이 규정돼 있는 경우
  • 단체협약에 명시된 경우
  • 근로계약서에 적혀 있는 경우

“그동안 매년 줬는데 올해만 안 준다”는 어떨까요. 이건 생각보다 까다롭습니다. 대법원은 관행이 근로계약 내용이 되려면 “기업 내에서 사실상의 제도로서 확립되어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규범의식에 의하여 지지”돼야 한다고 봤습니다(2000다50701). 몇 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가장 먼저 할 일은 취업규칙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회사에 비치돼 있고, 근로자는 열람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부터가 진짜입니다 — 통상임금

명절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면 연장 야간 휴일근로수당, 연차수당, 퇴직금, 해고예고수당이 함께 오른다
상여금 한 번보다 이쪽이 큽니다.

2024년 12월 1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통상임금 판단 기준을 바꿨습니다(2020다247190, 2023다302838).

핵심은 ‘고정성’ 요건을 폐기한 것입니다. 2013년 판례는 지급 여부가 불확실하면 통상임금이 아니라고 봤는데, 이 기준을 없앴습니다. 이제는 소정근로의 대가이고 정기적·일률적이면 통상임금입니다.

실무에서 무엇이 달라졌냐면 이렇습니다. 많은 회사가 상여금에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인 사람에게만 준다”는 조건을 달아 뒀습니다. 이 조건이 있으면 통상임금이 아니라는 게 종전 해석이었습니다. 대법원은 이를 뒤집었습니다.

재직하는 것은 근로계약에 따라 소정근로를 제공하기 위한 당연한 전제이며, 퇴직은 실근로 제공을 방해하는 장애사유일 뿐 소정근로 대가와 개념상 무관하다

대법원 2024. 12. 19. 선고 전원합의체 판결

두 사건 모두 명절상여금이 쟁점 항목에 포함돼 있었습니다. 재직자 조건이 붙은 추석·설 상여금도,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돼 왔다면 통상임금에 들어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통상임금이 오르면 뭐가 오르나

통상임금은 그 자체로 받는 돈이 아니라 다른 수당을 계산하는 기준입니다. 그래서 이게 오르면 줄줄이 따라 오릅니다.

  •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 통상임금의 50% 이상을 가산합니다(근로기준법 제56조). 잔업이 많은 직장일수록 차이가 큽니다.
  •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 남은 연차를 돈으로 받을 때의 기준입니다.
  • 퇴직금 — 평균임금으로 계산하되, 평균임금이 통상임금보다 낮으면 통상임금으로 계산합니다.
  • 해고예고수당, 출산전후휴가급여 등 그 밖의 법정수당

단, 소급은 안 됩니다

기대를 낮춰야 할 부분입니다. 대법원은 이 법리를 판결 선고일(2024년 12월 19일) 이후의 통상임금 산정부터 적용한다고 못 박았습니다. 이른바 장래효입니다.

예외는 해당 사건과, 선고 당시 이미 법원에 계류 중이던 병행사건뿐입니다. “지난 3년치를 소급해서 받겠다”는 일반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다만 2024년 12월 19일 이후 기간에 대해서는 따져 볼 수 있습니다.

회사가 임금체계를 아직 정비하지 않았다면, 급여명세서의 통상임금 항목에 정기상여금이 반영돼 있는지 한 번 확인해 볼 만합니다.

상여금에 붙는 세금

결론부터 말하면 상여금은 전액 과세입니다. 비과세 근로소득은 소득세법 제12조 제3호에 열거된 항목만 해당하는데, 명절상여·떡값·격려금은 그 목록에 없습니다. 이름을 뭐라고 붙이든 세금이 붙습니다.

“상여금 받았더니 생각보다 적게 들어왔다”는 흔한 경험인데, 원천징수 방식 때문입니다. 명절상여금처럼 지급대상기간이 없는 상여는 그 해 1월 1일부터 지급월까지를 기간으로 잡아 세액을 계산합니다. 그런데 그 해에 이미 상여를 받은 적이 있으면 직전 상여 지급월 다음 달부터 다시 기산돼 기간이 짧아지고, 그만큼 떼는 세금이 커집니다.

다만 이건 가정산입니다. 최종 세부담은 연말정산에서 정산되므로, 많이 뗐다면 나중에 돌려받습니다.

흔한 오해: “명절선물 10만원까지 비과세”

많이 도는 얘기인데 반은 틀렸습니다. 10만원 한도는 부가가치세 쪽 이야기입니다. 부가가치세법 시행령상 명절 선물은 일정 한도까지 사업상 증여로 보지 않아 회사가 부가세를 물지 않습니다.

근로자의 소득세와는 무관합니다. 국세청은 임직원에게 명절선물을 주면 지급 당시 시가를 근로소득으로 봅니다. 소득세법에 명절선물 비과세 한도는 없습니다. 참고로 실제 비과세되는 건 식대 월 20만원, 6세 이하 자녀 보육수당 월 20만원 같은 항목들입니다.

취업규칙에 있는데 안 줬다면

임금체불입니다. 근로기준법 제43조 위반이고, 제109조에 따라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대상입니다.

  • 신고 — 고용노동부 노동포털에서 온라인으로 임금체불 진정을 넣거나, 사업장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를 방문하면 됩니다.
  • 처리 기간 — 진정은 접수 후 25일 이내 처리가 원칙입니다.
  • 소멸시효 3년 — 임금채권은 3년이 지나면 소멸합니다(제49조). 기산점은 정기지급일입니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형사처벌과 돈을 받는 건 별개라는 겁니다. 진정으로 사업주가 처벌받아도 임금이 자동으로 들어오지는 않습니다. 실제 회수는 체불금품확인원을 받아 민사소송을 하거나 대지급금을 신청하는 절차가 따로 필요합니다.

참고로 2025년 10월 시행된 개정 근로기준법으로 제재가 세졌습니다. 지연이자 연 20%가 재직자에게도 적용되고, 명백한 고의나 3개월 이상 장기 체불에는 최대 3배 징벌적 손해배상이 가능합니다. 고용노동부는 올해도 9월 1일부터 23일까지를 집중 청산 지도 기간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올해 추석 연휴는 며칠인가요?

9월 24일(목)·25일(금)·26일(토) 사흘입니다. 대체공휴일은 없습니다. 설날과 추석은 일요일과 겹칠 때만 대체공휴일이 생기는데, 올해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주 5일제라면 27일 일요일까지 나흘을 쉬게 됩니다.

Q. 몇 년째 받던 상여금을 올해 안 준다면 받을 수 있나요?

취업규칙·단체협약·근로계약에 규정돼 있다면 받을 수 있습니다. 규정 없이 관행으로만 지급돼 왔다면, 그 관행이 사실상 제도로 확립된 수준인지를 따져야 해서 다툼의 여지가 큽니다. 노무사나 노동청에 상담해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Q. 명절 상여금도 최저임금에 포함되나요?

아닙니다.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상여금은 매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것에 한합니다. 명절·분기 단위로 주는 상여금은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산입되지 않습니다. 참고로 2026년 최저임금은 시급 10,320원, 월 환산 2,156,880원(209시간 기준)입니다.

Q. 9월 28일 월요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될 가능성은?

이 글을 쓰는 시점까지 정부의 공식 검토나 확정 발표는 없습니다. 임시공휴일은 국무회의 의결 사항이라 연휴 직전에 결정된 전례가 있어 가능성이 완전히 닫힌 건 아니지만, 현재로서는 예정된 바 없습니다.

마무리

올해 상여금 못 받으신 분에게는 아쉬운 소식이지만, 법적으로 다툴 여지가 있는지는 취업규칙 한 장이면 확인됩니다. 규정돼 있는데 안 줬다면 체불이고, 없다면 안타깝지만 회사 재량입니다.

그리고 상여금을 받는 분이라면 이번 기회에 급여명세서의 통상임금 항목을 한 번 보시길 권합니다. 재직자 조건이 붙은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서 빠져 있다면, 2024년 12월 19일 이후 기간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잔업이 많은 직장일수록 금액 차이가 큽니다.

여러분 회사는 올해 상여금 나왔나요? 댓글로 알려 주시면 서로 참고가 되겠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판단은 공인노무사나 관할 고용노동청에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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